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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다 괜찮다

18-Aug-11

그래, 다 괜찮다, 다 잘 될 것이다. 나니까 다 잘 될 것이다. 십수년간 의심 한 점없이 믿었던 가치관, 내 축, 한순간에 무너진다고 그게 뭐, 당황이야 할 수 있어도, 당황 그 뿐이다. 금방 괜찮아 질 것이다. 다 잘 될 것이다.

아마 여기까지일 듯.

내 한국생활여행기는 여기까지일 듯.

난 이제 완전 다른 삶을 물론 또 열심히 살 듯.

돌이켜보면 익숙한 곳을 떠나기로 한 내 결정이 늘 옳았다.

이번에도 옳을 것이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그리하여

10-Aug-11

그리하여 난 뒤도 안 돌아볼 듯.

욕심 없는 척 하더니 욕심때문에.

내 눈이 즐거우라고, 내 맘이 위로받고 편하라고, 그래서 행복해지라고.

내가 나를 부축입니다.

 

참을성의 문제

03-Aug-11

돈변호사랑 점심 먹다 한 얘기이나 다시 생각해 보니 진짜다 싶습니다. 난 이제 참을성이 없어졌다, 답입니다. 좋은 회사, 좋은 보스, 나쁘지 않은 대우. 뭐가 문젠데. 참을성. 난 이제 아무것도 참고 살기 싫은 나이가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회사도. 남편도. 남자도.

잡생각 잡생각 잡생각

03-Aug-11

어떤 약속도 없는 그런 날에 너만 혼자 집에 있을때 넌 옛 생각이 나는지 그럴 땐 어떡하는지

또 우울한 어떤 날 비마저 내리고 늘 우리가 듣던 노래가 라디오에서 나오면

나처럼 울고 싶은지 왜 자꾸만 후회 되는지 나의 잘못했던 일과 너의 따뜻한 마음만 더 생각나

나와 같다면 내 마음과 똑같다면..

일은 많아 죽갔는데 또 잡생각 또 잡념.

그리고 또 비.

너무 가지고 싶은

21-Jul-11

한남동에 KIND라고 딱 맘에 드는 식당이 있어요. 퓨전 밥집이나 메뉴 다 맛있고 저녁엔 와인바 조명에 여자애들 물이 좋은..

거기 갔다 타박타박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젠가 하이람이 어디 갔다 오면서 선물이라며 사다준 강아지 사진이 표지인 노트북 생각이 났습니다.

완소 표정 강아지. 딱 저런 강아지 키우고 싶다 싶은 너무 이쁜 강아지. 매번 일 하기 싫을 때마다 강아지 타령을 했죠. 나 정말로 사표 내고 누렁이 산책이나 시키며 살 것이라고.

수년 누렁이 타령을 그리도 했으나, 여지껏 난 일을 하고 강아지는 커녕 내 몸 하나 간수하는 데도 낑낑대며 살죠.

강아지. 누가 목욕시켜. 누가 주사 맞추고 털 깍아줘. 누가 물주고 밥주고. 걔 화장실은 또 어떡해. 택도 없는 욕심이지. 자신 없음..

너무나 가지고 싶은데 난 결국엔 자신이 없어 포기 하는군요. 가지고 싶다 가지고 싶다.. 포기한 후로도.., 가지고 싶다.., 그러고만 있군요.

습관

18-Jul-11

진, 성공은 습관이야. 네.. 고개만 끄덕이지말고 받아적어, 성공은 습관이다. 우리 행장님이 하셨던 소리.

장마가 끝난건지 간만에 맑고 더운 월요일..날 나눈 대화들:

제가 여자한테 미쳤나봐요. 토욜 아침 7시에 일어나서 그 빗속에 고속도로 타고 인천을 갔었어요. 그런 고생 첨 해봐요. 다 이 회사때문이예요. 당당하지 못하잖아요.

휴가 언제 갈꺼니. 다음 주 쯤에 스크린 골프나 치자.

그나저나 군산횟집은 언제 쏘실꺼예요? 차장님은 회 씹지도 않고 드신다는데..

뭐 이런.. 그렇고 그런 시답잖은 대화들.. 월요일부터 덥기도 더워 무기력한데 진짜 더 무기력하게 피식거리며 웃게만 만드는 그렇고 그런 대화들..

주말에 운동은 못하고 먹기만 했으니 당연 운동을 하고 기분 좋아 걸어 나오는데, 이른 저녁 9시부터 왠 술판들인지 들. 길거리마다 술집. 이건 월요일인지 Friday night인지 원. 월욜이라고 신나게 운동하고 나온 내 모습이 무색..

암만 봐도 멀쩡한 인간들이 없는데. 맨날 건수나 만들어 술 먹을 생각만 하고. 돈이나 흥청망청 쓰고 들.

아닌가. 내가 one of them 이라 내 눈엔 그런 인간들만 보이는 건가..

일하고 술이나 먹고 휴가나 갔다와서 또 일하고. 이루는 것도 없이 세월 보내는 게 습관이 될까봐 두렵습니다. 실지로 오랜 직장생활 이룬 것 없이 허송세월 보냈다 그리 반성을 했었건만.

회사에서 gym 걸어 가는 길 반디앤루니스에서 ‘여자를 위한 인생 10강’ by 신달자 와 ‘10년 후 미래’를 사왔습니다. 늘 그렇지만 서점에 들어서면 세상에 이렇게 책들이 많은데 하는 욕심에 몇권씩 사다 몇달씩 책장 어딘가에 썩히곤 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신달자 에세이 ‘여자를 위한 인생 10강’ 첫 페이지 이렇게 시작하네요: ‘여자들이여, 우리는 너무나 괴롭다…’ 오~~ 좋아좋아, ë”± 이런 글 지금 읽어야하는데, 운동을 좀 심하게했나 졸립네요.

아.. 오늘따라 상대적으로 아주 많이 건전한 미국이 그립습니다.

아깝다..

09-Jul-11

월요일 밤부터 금요일 오후까지 4박5일내내 싱가폴 M Hotel에 짱박혀있다 어제 밤에 겨우 돌아왔어요. 호석이가 아침마다 전화해서 차장님 일어나셨어요 밥먹으러 내려가요 그러던 소리가 오늘 아침에도 환청으로 들릴뻔…ㅎㅎ 우리 여기 왜 온거야? 두당 수천불쓰고 여기 올만한 가치가 있는거야? 그랬더니 하는 말, 아이고 입아파요, 원래 이 회사 그래요..ㅎㅎ 뭐라더라.., 가로로 점프해서 차 탈려구 비머 convertible 을 샀다나 하는 호석이라도 있어 그나마 그럭저럭 재미있게 있다 왔습니다.

배도 안고픈데 꾸역꾸역 칠리크랩을 먹고 방에 들어와 혼자 했던 생각. 아, 방 아까워, 시간 아까워, 비행기 티켓값 아까워, 배우는 것도 없고 얻어가는 것도 없는 (..음.. 상하이에서 온 남자들 보며 호석이 완전 킹카였구나..깨달은 거 빼곤..) 이번 주 정말 아깝다.. 그러다 또 드는 생각. 인생이란 과연 뭘까, 뭔데 우린 지금 먹고 자고 싸기만 하며 사는걸 당연하다 여기며 사는 걸까. 의미부여. 왜 사는가에 대한 답, 왜 살아야만 하는가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집니다.

뭘까요. 도대체. 강남에 개원한지 2년만에 종합소득 연 8억 신고하는 77년생 피부과 닥터에게는 대체 인생이 뭘까요. 7,8년전까지 강남에 20억넘는 아파트 5채 가지고 계셨었다는 호석이 엄마에게는 대체 인생이 뭘까요. 상하이에서 온 그들에게는 중국에서 나고 자라고 일한다는 게 어떤 의미일까요. 나는요. 나는 도대체 뭘 위해 살고 싶길래 매일을 만족치 못해하며 사는 걸까요. 뭘 위해라는 질문이 맞기는 할까요. 침팬치가 뭘 위해 난 오늘 바나나를 또 까먹는가 그런 고민하는 거랑 똑같이 우수운 질문이고 고민일까요.

사람들 다 사는 걸 만만해 하지 않습니다. 군대가면 혹한기 훈련이라며 몇날며칠 중무장에 잠도 안자며 강원도 산길을 걷는다면서요. 똑같지 않은 가요. 한때는 그만큼 지독히 힘든 날들을 지난 적이 다 있지않은가요. 의미도 모르는 채로 고생고생. 뭘 위해서일까요.

밤새 비가 오긴 했으나 말끔히 갠 토요일 오전입니다. 카페에 있는 사람들 다, 나빼고 다, 아무 걱정 근심없이 희희낙락 행복해 보이기만 합니다. 남들은 나보고 그럴는지도. 너 잘 살잖아, 남들은 나보고 그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반가워서 또 술

03-Jul-11

이른 장마철입니다. 올해는 비가 더 많이 온다합니다. 쩝.. 매일 비가 오다 금요일 토요일 딱 이틀 비가 그쳤습니다. 여전히 사방이 축축하나 오늘 비 안 오니까 좋다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단순합니다, 나도 남들도.

어젠 미국에서 옛날 은행 손님이 오셨더랬습니다. HJ이가 누나 이 사장님 알지 그래서 어, 넌 어떻게 알아, 그러다, 어찌어찌하여 사장님 계신 식당으로 찾아갔다가, 진 반갑다, 저도 완전 반갑습니다, 그러다, 와인 마시러 가자, 그래서, 평소 비싸 보여 매일 지나치기만 했던 와인바 가서 얼마짜리인지 모르는 와인을 여러병시켜 잘 먹고 왔습니다. 예전엔 그냥 골치아프고 어려운 손님이었는데, 이렇게 멀리서 보니 어찌나 반가운지. 말하는 것도 재밌고, 우선은 밥사고 술사는 데 너그러우신 분이라.. 재밌게 놀다 왔습니다.

내일은 회사에서 Quality Circle 이란 뭔지 모르겠는 명목하에 크레딧팀 전부 싱가폴로 출장갑니다. 하루종일 폭우가 왔는데 신라호텔 면세점은 인파로 폭파직전. 어딜 그렇게 나가시는 지 들.. 4박5일 짐을 싸는데 진짜 귀찮네요.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메이드가 필요..

난 주위에 떠밀려 생각과 마음이 흔들리는 거 싫은데. 난 항상 나일뿐인 나로 살고 싶은데. 역시 한국은 밖에만 나가면 온통 흔들어 놓습니다. 다 좋은데 내가 흔들려 나로 살 수 없게 되겠다 조짐이 다분 보입니다. 그게 한국이죠 뭐. 그게 심하다 싶으면 그때가 떠날 때겠죠 뭐.

정사장님이 그러셨어요. 그냥 오늘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라고. 나중에 뭐 해야지 그러다 결국 못 한다고.

긴 하루

30-Jun-11

월말이라 하루를 아주 1분도 허투루 보내지않고 바쁘게 지냈네요. 뭐 그닥 심하다고는 볼 수 없으나 아주 오래간만에 바빴던 하루.

울 상무님이 퇴근하면서 그러시네요. 우리 차장급으로 한명 더 뽑아야되는데, 어디 딱 너 같은 사람없니? 그래서 말씀 드렸죠. 너무 욕심히 과하신 거 아니냐고, 어디 나 같은 사람이 그리 흔한줄 아시냐고.. 아까 점심먹으면서는 진 마음에 들려그래, 술도 잘 먹고, 대충 말해도 잘 알아듣고. 그러시대요.

돈을 너무 잘 벌고 잘 쓰는 서울 사람들. 그저 잘 나가는 게 최고인, 다른 생각은 잘 안하는 서울 사람들. 난 아직 이들이 신기하고 웃기고 재밌네요.

그나저나 우리 상무님은 내가 자기를 맘에 들어하는지 궁금해 하긴 하는지. 바빴던 오늘 드는 생각은 딱 하나. 연봉 천만원은 더 불렀어야되는 것을, 끌끌.

새마을식당서 삼겹살에 소주먹고 비가 와 넘쳐나는 한강변을 걷다 들어오는 길. 주절주절..주절..

내일은 회사 Sustainability Activity의 일환으로 청양리가서 밥퍼요. 그런게 있답니당.

Good night~

술먹고 울기

26-Jun-11

술을 끊고 매일 저녁 운동하기. 운동은 새벽에 하고 저녁엔 언제든 달릴 준비하기. 뭐가 옳을까요.

내 경우는요.., 술 끊고 매일 저녁 운동했다간 우울증으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가 더 많아요.

술먹고 울기. 우울할 땐 직빵. 이게 최고!

물론 후회막심한 아침에 참으로 비생산적인 하루를 보냈으나, 가~끔 (정말 가~끔) 술먹고 울기, not a bad idea.

일년의 반이 지나네요.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남은 6개월, 진짜 잘 살리라. 이젠 뒤돌아보지 말고 진짜 잘 살아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