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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전략

Loan Officer들이 loan을 underwrite할 때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 있는데 Exit Strategy, 출구 전략이다. 절대 그럴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불가항력으로 은행에 손실을 끼칠 시 손실 금액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당연히 new loan이 나갈 때 미리 생각을 해 두어야 한다.

원래 베트남 전쟁 때 미국 국방부서 내에서 사용된 말이라 하는데, 2008 경제위기 이 후 미국 정부가 자주 언급하여 요즈음엔 귀에 익숙한 말이기도 할것이다. 경제 위기시 그를 극복하기 위해 내렸던 금리등의 형태로 나타난 과잉 유동성이나 각종 완화정책을 경제에 큰 부담이 가지 않게 서서히 거두는 경제적 전략으로 너무 빨리 사용해도 문제이나 너무 늦어도 그에 따른 부작용이 있기에 신중히, 가장 적절한 시기에 시행 되어야 한다.

그럼, 우리는?

삶을 살면서 우리도 매번 이 출구 전략을 생각 해 둘 필요가 있는 걸까?

알게 모르게 우린 다 생각을 한다. 보험을 들고, 적금을 붓고, 집을 소유하며, 펀드에 가입하고, 연금을 들어놓곤 한다. 이력서를 update하고, 사업구상도 한다. 해외취업이나 투자이민을 알아보기도 하고, 자격증을 따거나 대학원에 원서를 내기도 한다. 안 좋은 상황을 대비,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다들 한다.  

그런데, 안 좋은 상황을 생각조차 하기 싫은 우리 인생에 몇 번 안되는 기쁜 날들에는?

간절히 원하던 학교나 직장에 합격을 한 날, 내 일생일대의 꿈이 실현되는 날, 첫 눈에 반한 누군가와 열애 끝에 결혼에 성공하는 날, 난생 처음 내 아이를 가져보던 날 등의 감격스럽고 기쁜 날, 세상을 다 얻은 것만 같은 정말 몇 안 되는 기쁜 순간들에도, 우리는 삭막하게 출구를 찾는 연습을 해야 하는 걸까.

그러니까, 누군가를 많이 사랑하고 있는 오늘, 그 사람과의 끝은 생각조차 하기 싫은 데, 혹여 끝이 났을 때 내가 입을 충격과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전략을 미리 생각해야 하는가 말이다.

아니, 물론 아니다. 늘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어야 하는 게 삶이다.

우리의 삶을 고작 loan이나 전쟁이나 경제위기에 견주어 전략적으로 설계를 할 수는 없는 법이다. 난 이 loan이 왜 나가야 하는 지 분명한 이유를 들어 설명을 할 수 있지만 (옳건 그르건), 난 내가 왜 이 사람을 사랑하는 지 분명히 설명을 못 한다. 사랑에 이유가 있을까. 그러니 출구 전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만일 혹시라도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떠나 버리는 날엔, 아무 전략이 없었으니, 그저 당하면 된다. 사랑에도 종류가 있고 깊이가 다르니, 조금 덜 아프기도 할 것이고, 조금 더 아프기도 하겠지.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란 시처럼, 훗날 얼마나 아프건 상관없이, 오늘 나는 그를 내가 사랑하고 싶은 만큼 사랑하면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막상 가 보니 장미빛깔이 아니더라’일 수 있는, 그러나 분명 우리가 꿈꿨고 뜻했던 길목의 어느 한 순간에, 나는 그저 웃으면 그만이다. 그냥 그 순간을 최대한 즐기면 되는 것이다.

막상 글로 옮기고 나니 오늘은 하루 종일 쓸 데 없는 생각을 했다싶다. 또 깨닫는 평범한 진리. The Power of Now, 지금 이 순간을 살면 되는 것을,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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