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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어제도 비, 오늘도 비, 내일도 비. 주말까지 비가 온다는 예보. 우리 사무실 사방이 유리라 바깥날씨가 ‘남의 일’ 같아 이러고 앉아있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알죠? ë‚œ 비와서 운치있고 좋구만… 뭐 이런 지극히 개인주의적 사고.

미쿡에서 부담스런 손님이 오셨다고. 좀 전에 전화주셨더라구요. 진 목소리 똑같네, 이러면서. 사장님도 똑같으시네요, 다음주에 꼭 전화주세요 꼭 뵙게, 하고 끊었죠. 그러고 창밖에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보니, 부담이 아니라 반갑다 싶습니다. 오래간만에 듣는 목소리, 그런데 너무나 똑같은 목소리. 얼굴 표정도, 입고 있는 옷도, 앉아있는 자세도 딱 그려지는, 너무 잘 아는 오래 알고 지낸 분.

작년 여름에, 작년 가을에, 올 봄에, 또 이번 주에, 미국에서 손님들이 왔었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반갑고 다시 보게 되어 너무 좋았던. 손님이니 다시 돌아들 갔고, 또 각자 인생들 사느라 연락도 없습니다. 그래도 난 또 그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내가 그들을 보러갈 날을 기다립니다.

매일 볼때는 몰랐었어요. 내가 참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는 걸.

밖에 비는 주룩주룩. 내가 참 좋아했던 누구는 잘있나 생각이 많이 나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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