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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23-Jun-11

어제도 비, 오늘도 비, 내일도 비. 주말까지 비가 온다는 예보. 우리 사무실 사방이 유리라 바깥날씨가 ‘남의 일’ 같아 이러고 앉아있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알죠? ë‚œ 비와서 운치있고 좋구만… 뭐 이런 지극히 개인주의적 사고.

미쿡에서 부담스런 손님이 오셨다고. 좀 전에 전화주셨더라구요. 진 목소리 똑같네, 이러면서. 사장님도 똑같으시네요, 다음주에 꼭 전화주세요 꼭 뵙게, 하고 끊었죠. 그러고 창밖에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보니, 부담이 아니라 반갑다 싶습니다. 오래간만에 듣는 목소리, 그런데 너무나 똑같은 목소리. 얼굴 표정도, 입고 있는 옷도, 앉아있는 자세도 딱 그려지는, 너무 잘 아는 오래 알고 지낸 분.

작년 여름에, 작년 가을에, 올 봄에, 또 이번 주에, 미국에서 손님들이 왔었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반갑고 다시 보게 되어 너무 좋았던. 손님이니 다시 돌아들 갔고, 또 각자 인생들 사느라 연락도 없습니다. 그래도 난 또 그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내가 그들을 보러갈 날을 기다립니다.

매일 볼때는 몰랐었어요. 내가 참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는 걸.

밖에 비는 주룩주룩. 내가 참 좋아했던 누구는 잘있나 생각이 많이 나는 하루입니다.

바뀌기

17-Jun-11

다시 여름이다. 생각이 바뀐다. 목표가 달라진다. 마음이 변한다. 사람은 이랬다저랬다 계절따라 환경따라 기분따라 배고픔의 정도에 따라 하다못해 지금 듣고 있는 음악에 따라. 변한다. 바뀐다. 그렇게 생겨먹은 걸 누구 탓을 하랴. 짜증난다. 더워서 짜증. 아침부터 이런 생각하는 내가 짜증.

일

31-May-11

내일부터 또 일합니다. 일. 해야지. 암.

찹찹..

나는 가수다

29-May-11

누구는 이런 장르의 음악을 언제 또 대중앞에서 할 수 있나요 하며, 누구는 이 음악은 내가 너무 좋아서 기회만 있으면 부르는 노래예요 하며, 누구는 내가 실지로 겪은 이야기예요 하며, 누구는 존경하는 선배님의 곡을 부를 수 있어 영광이예요 하며. 선곡을 합니다. 나가수의 가수들은.

청중평가단의 표가 어떤 장르의 노래를 부를 때 많이 나온다는 걸 알고서도 선곡들을 그런 식으로 합니다. 내가 꼭 부르고 싶은 노래를 무대 위에서 부르고 싶다며 본인이 선곡들을 합니다.

그 용기있는 선곡때문에 7위를 하기도 합니다.

7위란 합계가 7위란 말이지 청중석 누군가에게는 눈물이 절로 나오는 감동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7위란 표를 제일 적게 얻었다 뿐이지 본인이 너무 좋아하는 노래를 수많은 청중과 시청자가 지켜보는 무대 위에서 부를 수 있었던 추억을 만들고 내려온 가수에게는 다시 없을 1위의 무대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본인에게는 1위인 무대말입니다.

나는 어떤 선곡을 하고 사는가 생각해 봅니다. 탈락되고 싶지 않은 선곡만을 하는가, 아님 순위에 상관없이 나 스스로에게 1위인 선곡을 하는가.

반전이 있습니다. 그 용기있는 선곡때문에 1위를 하기도 합니다.

순위에 상관없이 스스로에게 1위인 선곡이란 대중을 설득하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이런 노래도 있어요, 이런 노래를 이렇게도 불러요. 내가 이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어요, 들어보세요.

꼴찌가 목표인 삶은 없습니다. 용기있게 나 스스로에게 1위인 선곡을 난 앞으로도 하렵니다. 이런 삶도 있어요, 난 내 인생을 이런 식으로도 살아요. 내가 단 한 번뿐인 인생을 이렇게 살기로 작정한 이유가 있어요, 한번 봐 주세요.

그 용기있는 선곡이 1위를 하기도 합니다.

빈탄

29-May-11

싱가폴에서 ferry로 50분이면 가는 인도네시아 빈탄 섬. 괜찮지 않나? 도시에서 50분이면 이런 섬. 서울에서 50분..내에 뭐가 있더라..

Stay 했던 앙사나 리조트는 반얀트리 소속. 방값은 반얀트리 반값인데 반얀트리 옆에 있고 식당이며 다 쓸 수 있고 마사지 therapist 도 반얀트리 애들이고 음식도 괜찮고. 방만 작은 것 말고는 가격도 서비스도 다 맘에 들더라구요. 바닷가랑 리조트 구경하세요.

마카오행 후진 페리랑 확 비교되는 빈탄행 페리:

앙사나 리조트 방:

베란다 풍경이예요:

바다~~:

고요. 한산. 하늘 보고 바다 보고 one more 모히토 please 그러며 보냈음.

요긴 리조트 밖 Kelong restaurant, 바다위에 떠있는 벙갈로가 식당. 하나 맛은 별로..

밖이 바다랍니다. 전혀 안보이지만..

바다도 좋고 산도 좋고 도시도 좋고 시골도 좋고..

다시 서울. 또 놀러 가려면 돈 벌어야지.. 에휴..

싱가폴

29-May-11

싱가폴 3박, 인도네시아 빈탄 1박, 그러곤 밤 12시 비행기로 귀국, 서울 도착하니 아침 7시의 여정으로 4박 6일 다녀왔습니다. 신기하게도 겨우 며칠 한국을 떠나 있다가 다시 서울에 도착하면 매번 느낍니다. 한국에서 사는 외국 사람들 참 힘들겠다.., 정말로 매번. 도쿄에서 돌아와도, 홍콩에서 돌아와도, 그리고 그냥 딱 미국 시골 바닷가 도시 같았던 싱가폴에서 돌아와도, 서울만큼 외국인이 살기 힘든 나라도 없다 하고 새삼 느낍니다. 무슨 말이냐면 한국은 한국사람이 아닌 사람들이 살기에 전혀 friendly 하지 않다는. 싱가폴이 훨 쉽다는.

싱가폴. 딱 San Diego 다녀 온 느낌? (LA에서 2시간 떨어진 바닷가 도시) 주말에 정~가고 싶은 곳은 없으나 집에 있긴 싫고 어딘가 훌쩍 다녀 오고 싶을때, 그냥 San Diego 나 가서 fish 나 먹고 오자, 그러고 다녀 오면 2시간 운전하느라 피곤은 하지만, 타박타박 바닷바람 쐬며 여유로이 쉬다 온 느낌은 들거든요. 딱 그 기분. 홍콩 다녀왔을땐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여긴 진짜 그냥 쉬다 온 느낌이네요.

The original Singapore Sling at Raffles’ Long Bar. 그러니까 이렇게 그냥 놀다 왔단 소리:

속독으로 하루 또 가이드북 거의 암기하다시피 하여 찾은 맛집들이에요. 내가 뽑는 맛집 list 왠만하면 확실하거든요, 혹 다녀 오실 분들 참고하시라구..

싱가폴 Old City 역에서 도보 2분 거리, 제일 비싼 Raffles Hotel 길 건너 Carlton Hotel이라고 여기서 묵었는데 3박 예약에 discount도 있고 깨끗하고 뭐든 가까이 있어요. 대한항공 언니들 무더기로 로비에 있더라구요. 중급호텔 이만한 데 찾기 힘들다고 가이드북에 써 있네요.

호텔 바로 옆 Chimes 라는 Dining Spot 이 있는데 19세기에 지어진 성당이 개조되어 restaurant & bar 가 밀집되 있는 장소. 역시나 San Diego 분위기. 외국애들 많은데 역시 또 바닷가 애들 분위기.. 무슨 말인지 아실는지.. 암튼 대강 이런 분위기:

다음 날 아침 brunch 먹겠다고 지도 보고 찾아간 Dempsey Hill. 오~ 여긴 맘에 들었어요. 호주사람들 많고, 보타닉 가든 옆이고 골프장 끼고 restaurant 들이 띄염띄염 모여있는 zone 인데, restaurant 간판만 봐도 필이 오잖아요. 딱 내 스타일. 저녁도 함 먹으러 와 보고 싶었으나 약간 멀리 떨어져 있어 그냥 PS Café 에서 브런치만 아쉽게 먹고 왔죠.

대강 이런 느낌. 또 또 한국은 왜 이런 브런치 카페가 없어? ì™  이태원.. 압구정동 맛 없는 브런치 줄 서서 먹던 생각에 ìž ì‹œ ìš± 했음.. 오늘 메뉴는 egg’s benedict & onion quiche:

잠시 Orchard Road 에서 shopping 을 하고 (역시 shopping 은 홍콩이 최고!!) afternoon tea 먹으러 Goodwood Park Hotel 의 Café L’Espresso. 쇼핑하고 지칠때 먹는 영국식 에프터눈 티 또한 내 스타일. 한국은 없죠. 사진엔 잘 안보이지만 outdoor swimming pool 바로 옆이예요. 이 호텔에서도 묵으면 괜찮겠다 그랬는데 찾아보니 비싼 호텔이드구만요.

저녁에는 Marina & Riverside 쪽으로. 어찌나 도시가 작은지 그냥 호텔에서 걸어가니 금방이더라구요. Clark Quay 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칠리 크랩집 Jumbo Seafood Restaurant 사전 인터넷 예약은 필수. 그냥 하루 전에만 하면 되요. 저녁에 바람쐬기 괘얀은 spot 인 것 같음.

클락 키:

Jumbo Seafood Restaurant:

음.. 소스가 중독성있는 칠리 크랩 이렇게 생겼음.

이건 두리안 모양 Esplanade. Merlion Park 로 저녁 먹고 걷다가. 사자상은 옷 입고 있더라구요, 공사중인가봐.

Raffles Hotel. 1887년에 세워진, 홍콩의 페닌슐라와 겉모습이 비슷하던데, 제일 오래되고 제일 비싼 호텔. 이 호텔의 Long Bar 에서 싱가폴 슬링을 만들었다하여 자랑을 하길래, 가서 먹었죠, 땅콩 껍질 까서 신랑 다리에 마구 던져가며.

다음 날 점심은 China Town에 있는 딤섬 집 Dim Joy 라고, 맛있었어요, 중국집 답지 않게 우아하고.

먹고 나와 간판 찍으려했으나 안보이네. 찾기 힘들고 street은 대강 이렇게 생겼음.

그리고 Marina Bay Sands Hotel.

타워 1, 2, 3 이 바나나 모양 roof 로 연결 되어 있는 디자인이 특이 하죠. 그리고 roof에 인피니티 수영장이 있는데 밤에 야경 보면서 떨어질 것 같은 수영장에서 노는 것도 좋겠다 싶더라구요. 가이드북에서 시키는 데로 해질녁에 가서 구경 잘 하고 왔어요.

호텔 모양은 건너편에서 보면 이렇게 생겼고,

이건 57층 Sky Park에 올라가서 찍은 싱가폴 야경. 홍콩 Victoria Peak 한 시간 줄 서서 올라간거 생각하면 아직도 열받는데 여긴 줄은 긴데 빨리 빠지니까 그냥 기다리고 올라가길.

57층 인피니티 수영장.

그냥 여기 예약할 껄 밤새 이렇게 하늘에서 수영이나 하게.. 부러웠음. 수영장은 for Hotel guests only.

그리고 내려와 찾은 Mozza! 이거 LA 가 본점일텐데 아마. 매번 간다간다 그러고 기어이 못 가본 식당이 이 Mozza 인데, 여기 와서 갔네요. 맛있는 pizza 집 기분 좋잖아요..

마지막 날 저녁은 Raffles Hotel 근처 Purvis St 에 있는 Yhingthai Palace. 여기 강추! 타이음식. 이거 먹으니 진짜 타이를 가서 먹어야겠단 생각이..

또 여러군데 TWG Tea Salon 이라고 있는데 이 곳 tea도 꼭 먹어봐야 되요. 내가 먹은 tea는 이렇게 생긴 주전자였는데 워낙 selection 이 많아서. 근데 정말 탁월한 tea 였어요.

그래도 3박이 그리 길지는 않았네요. 다음 여정은 빈탄!

금식

19-May-11

7일 금식했어요. 하루 세번 끼니때에 맞추어 효소즙을 물에 희석시켜 한 컵씩 마셨고, 어지러울까봐 죽염을 한 줌씩 먹었고, 비타민 C 보충을 위해 감잎차를 마신 것 외엔 진짜 금식. 아무 생각도 안하고 새벽에 눈이 떠지면 일어났고 밤에 어두어지면 잤습니다. 정말이지 배가 고프지도, 먹고 싶은 음식이 떠오르지도 않았고, 그저 드는 생각은 사람이 밥을 안 먹으니 참 시간이 많이 남는구나 하는 거.

그러곤, 7일 금식을 마치고 3일 미음만 먹고 4일째 들어선 날. 이젠 일반식을 먹어도 괜찮다, 되도록이면 육류는 피하고 대신 유기농 야채 위주의 찬으로 먹도록 해라. 분명 그리 들었는데, 그리고 식탁에 일반식이 놓였는데, 열흘 내내 음식을 씹어 넘기지 않았더니, 씹어야 넘기는 반찬에는 손이 안 갑니다. 왠지 먹으면 안될 것 같아 손이 안 가더이다. 풀조각 하나 씹었는데 설렁설렁 씹으면 안 될 것 같아 풀 쪼가리 하나를 꼭꼭. 풀 외에 다른 반찬은 아예 집어 들지를 못하겠더구요. 겨우 열흘. 몇십년을 씹어대며 뜯어대며 그리 잘 먹었댔었는데 겨우 열흘을 굶었더니 음식을 씹어 넘기는 것이 익숙치 않습디다. 안된다고 십계명에 쓰여 있는데 마치 하는 것 같은 죄스러움까지 듭니다.

이토록 사람이란 착한 존재네요. 길들이는 대로 길이 들여지는 말 잘듣는 착한 동물이요. 영이 있는 사람은, 고귀할 수도 있는 사람이란 존재는, 또 그저 동물이기도 합니다. 자라며 대접받은 대로 길들여지는 그저 동물 말입니다. 어느 한 구석 평등한 점이란 찾아볼 수 없는 세상은 사람을, 영이 있고 생각이 있고 자존심이 있고 눈물이 있는 사람을, 날 때 부터 평등치 않게 대우하죠. 아무 이유없이 누군가는 평생을 ‘넌 그렇게 맘대로 배고프다고 밥상에 오른 음식 씹고 뜯고 그러면 안되는 인간이야’ 하는 길들임을 당하며 살죠. 그래도 된다 누가 중간에 말을 해 줘도, 그래도 아닌 것 같아 하루도 맘 놓고 먹지를 못하죠. 멀리 저 북한주민들까지 가지 않아도,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 또 우리 부모님들도 그러시지 않습니까. 이제 괜찮다고 이거 보시라고 우리 이렇게 잘 산다고. 아무리 말씀을 드려도 일제시대와 전쟁을 살아내신 우리 할머니 우리 어머니들은 못 드십니다. 식탁 위 그 화려한 음식 그렇게 막 못 드십니다.

오늘이 겨우 미음이라도 먹기 시작한지 나흘째이니 그럴테이지. 열흘만 더 지나면 분명 마시기만 했던 7일의 금식 기간을 기억이나 할까. 떠들며 먹느라, TV 보며 먹느라, 10분만에 먹느라, 풀 쪼가리 꼭꼭 씹어 삼키던 오늘을 기억이나 할까.

우리 할머니 우리 어머니들 과연 그렇게 한만 맻히셨댔을까. 그깟 화려한 음식 좀 덜 먹었다고, 그까짓 좋은 옷 덜 입고, 좋은 데 구경 덜 하셨다고, 과연 우리보다 불행했다 장담 할 수 있을까.

배고픈 고통, 난 참은 적이 없습니다. 배가 고프긴 했으나 그려려니 했습니다. 우리에게 아무 이유없이 주어지는 처지, 환경, 때론 어의없으나 어쩜 그냥 그려려니 하고 살면 그 뿐일 수도 있습니다. 부당하네 공정치않네 따지고 대들 상대가 없으니, 그저 그려려니 하고 우리 어른들처럼 주름 많은 얼굴 찡그리며 한번씩 크게 웃으면 됩니다.

반얀트리 서울

18-May-11

칠순잔치 초대로 서울 반얀트리 갔었어요.

부처님 오신 날

18-May-11

동대문 등불 축제.

 

<인생> 위화

18-May-11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 또 이 <인생>이란 소설 둘 다 삶을 다룬 고상한 글입니다. 왜 고상하다 하는가 하면, 고상한 삶을 다룬 글이 아니고, 전쟁통에 힘겹게, 좋게 말해 힘겹게지, 사는 게 사는 게 아닌 이들의 삶을 여유있는 투로 고상하게 쓴 글이라서요. 중국인들의 인생을 썼으나, 누구나의 인생이기도 합니다. 가슴에 뭍은 자식, 미처 못한 말들, 전쟁이란 비참함, 모두가 공평하자던 국가 지침, 배고픔과 서러움과 무서움..

요즘 우리들이 가끔씩 겪는 우울증 이런 차원이 아닌 역사 속 사람들의 인생 얘기입니다.